by Aaron Betsky with Adam Eeuwens, Phaidon, Londen 2004.
더치 디자인은 왜 뛰어난가?
'더치 디자인'이라고 꼭 집어 말할만한 어떤 '경향'이 있을까?
실험적인, 경쾌한, 재밌는, 참신함, 미니멀리즘, 정도의 단어가떠오른다. 꽤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면도 있지만, 실험성이 대중성과 같이 가지는 않으니 이 부분은 양면이 있을텐데, 네덜란드에서 생활적으로 접하는 '더치 디자인'은 오히려 '비실용적인 치기', 키치적이고 싸구려 같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많다.
더치 북 디자이너 이르마 봄Irma Boom의 산뜻한 디자인으로, 이 책 자체가 더치 디자인의 예를 보여준다. 400페이지의 두께지만, 리듬감 있는 레터링, 사진으로 눈이 즐거운 책이다.
'북 디자인'도 더치 디자이너들의 활약이 많은 분야이지만, 역시 평소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보통의 책들에서 디자인이 좋다기 보다는 조잡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게다가 제본 상태도 별로 좋은 편이 아니어서(가격도 비싸고) 네덜란드의 디자인 명성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편이다. 그러고보면 네덜란드의 다른 분야처럼, 그 선도성이 그리 보편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사회적 합의를 추구하는 문화, 허용적인 시스템이 더치 디자인과 현대건축을 가능하게 했으며 세계적인 성공을 낳았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지형적 특성, 역사적 배경, 정신적 줄기에서 그 맥락을 읽어낸다.
저자 아론 베츠키가 NAI(네덜란드 건축협회)에서 일할 때, 로테르담의 자택에서 사무실까지의 자전거 출근길을 묘사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학교 다닐 때, 교수님 한 분이 '자신이 살고 싶은 동네(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혹은 집을 주제로 에세이 과제를 내신 적이 있었
아론 베츠키가 자전거로 로테르담의 외곽 폴더 지역에서 둑을 따라 NAI 사무실이 있는 시내로 가는 길에 대한 물리적, 정신적 스케치를 읽으면서 그 수업시간이 생각났다.
어떤 도면이나 사진보다 더 생생하게 로테르담을 읽을 수 있었는데, 깊은 이해에 도달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쉽게 읽히는 에세이다. 네덜란드의 도시계획, 건축, 그래픽 디자인 등의 분야를 '디자인'적인 시각으로 비추어보는데, 위트있는 문장이라 무겁지 않고 재미있다. 민간부문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부 보조금 정책에 의해 유지 발전된 더치 디자인이 그 발전에 유익한가 하는 시각도 흥미로웠다. 네덜란드 현대 건축가, 디자이너들이 총망라되어 있는, 충실한 개론서이며, 네덜란드 현대건축사다.
이르마 봄 Irma Boom의 북 디자인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gl=NL&hl=nl&v=pk7jVI68F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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