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안은 어떨까, 사는데 불편하지는 않을까, 재밌겠다...

로테르담의 명물인 큐빅하우스의 기발함에 감탄한 뒤면 여지없이 드는 생각이다.
 

이제 이 큐빅하우스에 자 볼 수도 있다!
올해 6월, 이 큐빅하우스가 유스호스텔로 리노베이션 되어 문을 열었다.






이 건물에 대한 경탄과 찬사를 접할 때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건축가 피트 블롬 Piet Blom 의 건축이상은 충분히 감탄스러운 것이고,
25년전 그 이상이 실현되도록 멍석을 깔아 준 로테르담 시 당국이나 사회 분위기, 다 근사하지만,
집이란 '신기한 구경거리'가 아닌 '사람 사는 곳'이어야 하므로
이 주택단지에 점수를 많이 줄 수 없었다.
단지 내 주거환경, 주택 내부 모두 '집'으로서는 글쎄요, 였으므로.
우리나라에서는 건축가들의(건축주도) 이상이나 철학이 담긴 주택이 더 도드라지는 현실이지만
'집' 보다 건축가의 '주장'이 더 뚜렷한 네덜란드의 주택을 보면,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마치 실험용 쥐 같다.

"The unusual design of the yellow cube-topped buildings, which were completed 25 years ago, makes them into a popular tourist attraction. The earliest residents, however, complained that the interior of the cube homes was rather small and not very practical."
 (2009.6.12. 네덜란드 일간지 nrc Handelsblad)

이미 큐빅하우스는 피트 블롬의 '숲을 이루는 마을' 개념과 상관없이
'신기하고 재밌는' 건축물로 알려졌었지만, 그 실험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기둥주택' ' 나무와 같은 집'에서 출발했던 큐빅하우스는
총 49실의 객실에  침대 245 개, 바, 식당과 홀 두 개로 바뀌었다.
주택을 유스호스텔로 바꾸는 용도 전환의 발상과 유연함뿐만 아니라, 용도에 맞게 내부 개조에 능수능란한 것을 눈여겨 보게 된다.  인테리어는 디자이너 에드워드 반 프리트Edward van Vliet (http://www.sevv.com/).다.

로테르담의 도심이면서도 옛 항구 Oud Haven에 가까워서, 호스텔의 위치로는 꽤 괜찮은 편이다.

StayOkay hostel은 네덜란드의 유스호스텔 체인점인데, 주로 도시 여행자를 겨냥한 위치에 트렌디하고 저렴한 숙소다. 네덜란드 여행하며 숙소를 구할 때는, 가장 먼저 이 Stayokay를 검색해보면 좋다.
큐빅하우스 유스텔은 이 Stayokay의 80주년에 맞춰 문을 열었다고 한다.
아침 포함 23.50유로라니, 조만간 로테르담으로 한 번 가야겠다. 그 내부를 어떻게 개조했는지도 궁금하고...


◑ Stayokay Hostel
http://www.stayokay.com/index.php?pageID=3207&hostelID=464705

◑ 큐빅 하우스 이전 글 보기
 [로테르담]집이 모여 숲을 이루는 주거단지, 큐빅 하우스 |피트 블롬(Piet Blom)

Posted by 클라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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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로테르담은 제 2차 세계대전 때의 폭격으로 시가지가 거의 파괴되어 새로 건설 되다시피한 도시다.
전쟁의 피해를 입었다 해도 네덜란드의 여느 도시들은 센트럼을 중심으로 수 세기 전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간직하고 있기 마련이고, 또 그런 옛 모습을 잘 간직해서 현재와 조화시켜나가는 것이 우리에겐 부러운 유럽문명이다. 그런데 이 로테르담이라는 도시가 전후 새로 건설되었다는 것을 네덜란드 사람들은 하나의 기회요소로 삼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계획가들에게는 보다 손쉬운 일일 수도 있다. 그렇게 따지면 우리나라의 도시 중 새로 건설되다시피하지 않은 도시가 있을까마는...

이들은 로테르담을 하나의 실험무대로 그들의 건축적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그래서 로테르담을 '현대 건축의 경연장'이라고도 한다.
중세도시니하는 역사적인 모습을 간직한 옛도심이 없으니 유럽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볼거리도 관광요소도 없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이걸 기회로 삼아 현대건축이라는 것을 관광요소로 내세운다. 그 중 가장 앞에 서 있는 것이 바로 '큐빅 하우스'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큐빅하우스

큐빅 모양의 집이라니.
흔히 '큐빅 하우스'라고 불리는 이 주택단지는 네덜란드어로 쿠부스 오닝(Kubus woning)이라고 불린데서 온 것인데 원래 이름은 빠알 오닝언Paalwoningen(Pole Dwellings), '기둥 주택' 이라는 뜻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하우스

1984년 완공된 이 주거단지를 설계한 건축가 피트 블롬Piet Blom의 계획 개념은 ''큐빅'이 아니라  '기둥'에 주안점을 둔 것이었다. 피트 블롬은 1970년대 중반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의 헬몬드Helmond라는 도시에 처음으로 이  '기둥주택'을 선보인다.
개체가 모여 전체를 이루듯, 그는 개별 주택이 모여 하나의 숲을 이루는 것이 도시라고 보고, 한 그루의 나무처럼 콘크리트 기둥 위에 주택을 세우고 그것이 모여 숲을 이루는 형태를 만들어냈다. 피트 블롬이 이 '기둥주택'단지에 붙인 원래 이름은 Blaakse Bos인데, '블라크(Blaak는 이 지역 이름)의 숲'이라는 뜻이다. 기둥 위의 큐브는   '수목형 주택'이라고도 불린다. 한 그루 한 그루의 수목형 주택이 모여 마을이라는 숲을 이룬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하우스

기존의 보행육교 위에 건설된 기둥식 주택


1980년대 초에 로테르담 시에서 피트 블롬에게 이 주거단지 계획을 의뢰했을 때 계획의 전제조건은, 차량이 다니는 기존의 도로 위에 있는 보행교를 존치한다는 것이었다. 위의 사진을 보면 외부에서 본 큐빅하우스 단지 아래로 차량이 통과하는 걸 볼 수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하우스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하우스




'브라크의 숲' 주거단지는 51개의 큐브(38호의 주거용 큐브) , 아파트인 브라크 타워와 상업시설로 이루어져있다. 주거단지 안에 생활편의시설이 있다는 것이 당연하게 보이겠지만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었다. (지금도 보편적이지는 않다.)
네덜란드의 도시계획은 주거용도와 상업용도가 엄격히 분리된 지역제(zoning)를 택하고 있어서 보통 주거지역에서 상업시설을 보기는 힘들다.
우리에겐 너무나 보편적인 '복합용도'의 개념도 '압축도시'라는 새로운 개념이 나오기 전까지는 생소한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블럭형' '단지형' 계획을 시도했다는 점이 네덜란드 주택계획에서는 새로운 개념이었다.

네덜란드 건축가 피트 블롬(1934-1999)은 암스테르담의 건축학교에서 네덜란드 구조주의 건축의 거장인 알도 반 에이크Aldo van Eyck에게서 공부했고 헤르만 헤르츠베르허르Herman Hertzberger 와 함께 네덜란드 구조주의의 계보를 잇는 건축가이다.
  


피트 블롬은 암스테르담의 요르단 지구에서 태어나 자랐고 60년대 암스테르담을 달구었던 프로보 운동에도 참여했다.그는 늘 자신의 고향인 요르단 지구와 같은 마을을 만들고 싶어했다고 한다.
요르단Jordaan 지구는 암스테르담의 운하띠 서쪽의 서민주거지역인데, 지금도 이 지역 골목을 걷다보면, 네덜란드에, 암스테르담에 이런 동네가 있나 싶을 정도로 푸근하고 사람사는 맛이 나는 동네다. 골목에는 아이들이 놀고, 골목 모퉁이 까페에는 동네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고, 그 옆에는 식료품점, 담배가게, 세탁소, 간이식당...꼭 우리네 정겨운 골목같은 풍경이다. (보통 네덜란드의 주거지역에는 길에서 노는 아이들도, 여러 편의시설도 없는, 똑같은 모양의 집들만 쭈욱 늘어서있다.)
이렇게 집을 기둥 위에 올리면서 생긴 지상공간을 주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했고, 단지 안에서 이웃끼리 만날 수 있는 공간과 편의시설을 한데 갖춘 마을이 건축가의 이상이었던 것 같다.

 



주거단지는 전철과 차량이 지나다니는 주요도로 위에 건설되었다. 주거단지 내부는 각 큐브의 기둥에 의해 생겨난 공간을 주민들이 자유로이 통과할 수 있는 형태. 르 꼬르비제의 근대건축 기본원칙이 떠오른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하우스
건축가가 아무리 그럴듯한 건물 이름을 붙여 놓아도 사람들은 제 나름의 이름을 붙여준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유독 건물에 별명 붙이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큐브 하우스 주거단지의 랜드마크인 블라크토런(Blaaktoren, '블라크 타워'라는 뜻)은 그 모양이 연필 같다고 해서 원래 이름보다는 그냥 '연필'이라고 불린다.

◀ 연필이라는 뜻의 Het Potlood 주거동.






이 주거단지 이후로 수목형 주택의 개념이 보편화되거나 변주된 경우는 없는 걸로 보면 하나의 건축실험으로 끝난 것으로 보인다. 보는 것과 그 안에 사는 것은 다른 문제이니까.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하우스

'연필' 주거동 입구

그 건축적 평가가 어떻든지 간에 큐빅 하우스는 건축학도가 아니라도 로테르담에 오면 한번쯤 들러보는 관광지가 되었다.  아, 신기하다, 이럴 수도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해준다. 물론 나는 이런 답답한 집에 살고 싶지 않지만, 피트 블롬의 '숲''마을'이라는 주거단지의 개념은 성냥갑처럼 줄지어선 네덜란드의 다른 주거단지에도 적용되었으면 좋겠고, 한국에서는 건축학도들보다 건축주들이 많이 보고 갔으면 좋겠다. 
정작 신기한 것은 큐빅 모양의 집이 아니라 한 건축가의 이상이 실현되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큐빅하우스

1층의 거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 하우스

거실,침실,욕실이 있는 2층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하우스

2층 내부




큐빅 하우스 중 하나를 박물관처럼 일반에 개방하고 있는데(Kijk kubus), 입장료 2.5유로로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아무리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지만 주거용으로는 어떨지, 실용성을 덮어버릴만큼 상상력과 재미난 집이 더 매력적인 것일까 궁금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하우스

창밖으로 보이는 큐빅의 지붕들

3층 다락방, 생활공간이나 침실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어떻게 계산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큐브 한 개당 바닥연면적이 100m2라고 한다. 한 세대용으로 그리 작다고는 볼 수 없지만 내부계단과 공간손실을 따져보면 그리 크다고도 볼 수 없다. 벽과 천장이 다 45도 각도로 된 내부는 훨씬 더 작게 느껴진다. 답답할 정도다.

창문 하나도 이렇게 정형인 게 없다.

침실

네덜란드 로테르담, 큐빅 하우스

침실


큐브를 지탱하는 기둥은 각 주호의 저장공간이다. 
네덜란드의 일반 주택에 있는 지하실과 같은 용도인데 자전거를 보관하거나 창고로 사용한다.

1층은 거실과 부엌, 2층은 침실, 3층은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다락방이라는 내부구조는 여느 네덜란드 주택과 같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하는 점도 마찬가지다. 우리집 계단도 어지러운 편인데 여기는 경사가 더 심해서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살기에 어려울 것 같다.
 

메트로 브라크Blaak역 뒤로 보이는 큐빅하우스 단지


☞ 로테르담의 메트로/기차역 브라크Blaak 역에 내리면 큐빅 하우스가 보인다.

[헬몬드] 최초의 큐빅하우스, 헬몬드 파알오닝언(Paalwoningen)

Posted by 클라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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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헬몬트Helmond의 파알보닝언Paalwoningen.
Paalwoningen이란 '기둥 주택'이란 뜻이다.
네덜란드에는 고정관념을 뒤집는 자유로운 형태의 건축물이 많다.
이 나라에선 '뭐든지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걸 건축물에서도 보여준다.
처음보면 그 형태에 우선 놀랍기만 한 로테르담의 큐빅하우스도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하는 깨달음.

큐빅하우스Cubic House
로 알려진 이 기괴한 주택들의 원래 개념은 '큐빅'이 아니라 '기둥 집'Paalwoningen이다.
Paalwoning은 Pole Dwellings라는 뜻으로 '기둥식 주택, 막대형 주택'쯤으로 볼 수 있겠다.
boomhuizen이라고도 하는데 이건 '나무모양 집'이라는 뜻이니 '수목형 주택'라고 해두자.

건축가 피트 블롬 Piet Blom은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듯, 한 그루 한 그루의 집들이 모여 마을 숲을 이룬다는 개념으로 이 수목형 주택을 설계했는데, 에인트호벤 근처의 헬몬트라는 도시에 그의 개념을 실현했다.
1974년 헬몬트에 3개의 수목형 주택이 시범 설치되었고(Helmond, Wilhelminalaan),
광장 근처에 수목형 주택으로 이루어진 작은 숲이 1976년 완성되었다.
이 개념을 확장시켜 건설된 것이 많이 알려진 로테르담의 큐빅하우스다.(1984년)

최초의 수목형 주거단지, 헬몬트 기둥주택(Paalwoningen)




헬몬트의 수목형 주거단지는 로테르담의 것처럼 큰 규모는 아니다.
18개의 주거용 큐빅과 극장까지 포함해서 37개의 큐빅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둥 하나에 큐빅 하나가 '집 한 채'가 된다.  내부구조는 네덜란드 주택의 '수직공간활용' 개념을 그대로 살린 듯하다.
네덜란드의 전통주택들은 식품, 살림 수납공간으로 쓰이는 지하실, 생활공간인 거실, 부엌(1층), 휴식공간인 침실(2층), 다락방...해서 작은 건축면적을 2~3층으로 활용한다. 이 기둥에 얹어진 큐빅하우스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수납공간/거실,부엌/다락방 침실로 3개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콘크리트 기둥 위에 서 있는 '나무집'들 사이는 보행통로.
계단을 올라 출입문이 있고  보행이 이루어지는 접지층이 수납공간이다. 나무 위의 집들은 우드패널로 마감.


극장 't Speelhuis


헬몬트의 큐빅하우스에 있는 극장


로테르담의 큐빅하우스
큐빅하우스에 대한 자세한 정보 및 내부사진
Posted by 클라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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